EERIE Archive
블랙 메탈에서 예술적 성취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화려한 연주 기교나 매끄러운 프로덕션이 아니다. 그것은 음악이 뿜어내는 음향적 질감과 청자를 현실로부터 완벽히 분리하여 독자적인 생명력을 지닌 어둠의 세계를 실제로 성립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귀를 찢는 비명소리와 겹겹이 긁히는 기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드럼 소리. 처음 블랙 메탈을 들으면 무질서한 소음처럼 다가오기 쉽다. 하지만 이 장르는 극단성을 넘어 그들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품고 있다. 시체 분장, 기괴한 밴드 로고,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던 트레이딩 문화는 블랙 메탈을 하나의 독특한 양식으로 뿌리내리게 했다.
black metal